대외적 변화로 미세먼지 악화 추세, 더 강화된 과학적·정책적 판단 필요
소규모 배출원 관리 고도화 시기··· 광화학 오존오염 문제 해결 방안 마련

지난 1월 21대 한국대기환경학회장으로 선출된 이강웅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교수 /사진=박선영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긴 관점에서 대기환경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응, AI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기술적 발전에 대응해 학회 비전과 미래 방향을 깊이 있게 마련할 것이다.”

한국대기환경학회 이사, 영문지 편집이사, 통합대기환경관측별위원회 원장, 학술위원장을 거친 이강웅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교수가 1월 한국대기환경학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밝힌 말이다.

2025년 12월까지 임기 2년의 이 회장은 학회에서 우선 추진될 선결과제로 학회 구성원, 정책 결정자, 시민 목소리를 담은 중장기 로드맵 마련을 제시했다.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학회가 역량을 집중해 온 대기오염 문제를 넘어 기후변화, AI 활용 등 학제간 연구 및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성과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힌 강조한 이강웅 신임 한국대기환경학회장을 7일 한국외국어대 교수실에 만나 학회 비전과 추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강웅 회장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관련 분야에 학회 역량이 집중됐던 것을 넘어 개선 목표에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강웅 회장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관련 분야에 학회 역량이 집중됐던 것을 넘어 개선 목표에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대기환경 개선분야 ‘국민 안전·건강 보호' 핵심 가치 정립

Q. 올해 1월 21대 한국대기환경학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41주년을 맞은 학회가 추진할 대기환경 개선 선결 과제는

한국대기환경학회는 50주년을 바라보는 41주년 망오(望五)의 해를 맞이 했고, 21대 집행부도 새롭게 시작됐다. 학회는 학술활동 지원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 분야에서 국민 안전과 건강보호의 핵심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이를 정립하는 기회를 가지려 한다. 이를 위해 학회 구성원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자, 시민 목소리를 담아 학회의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계획으로 다양한 대기환경 개선 선결과제가 검토되고 시급성, 정책 적용성, 대외 환경변화, 과학적 수준 등을 반영해 학회 차원의 대기환경 개선전략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제는 학회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관련 분야에 역량이 집중된 것을 넘어 개선 목표에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

Q. 회장 출마 공약으로 기존 위원회 역할과 활동 효율화, 국제대기환경단체연합(IUAPPA) 사무국 활성화를 제시했다

IUAPPA(International Union of Air Pollution Prevention and Environmental Protection Associations)는 세계적으로 대기오염 및 환경보호와 관련된 다양한 단체간 협력 및 정보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1964년에 설립됐다. 학회는 2001년과 2016년 IUAPPA가 주관하는 국제 학술대회인 World Clean Air Congress(WCAC)를 서울과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2019년에는 사무국을 유치해 학회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

이제는 WCAC뿐만 아니라 IUAPPA가 주최하는 지역급 회의(regional congress)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에 사무국의 활동을 본격화하고 학회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매 10년마다 주기적으로 WCAC 행사를 우리나라에서 주관해 학회와 학회원들이 대기환경 관련 연구, 기술 개발, 정책 수립 등에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신년 인사말에서 대기환경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AI 등 새로운 패러다임과 기술적 발전에 대응해 학회 미래 방향을 마련할 것을 밝혔다

지금까지 학회는 대기오염 문제에 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하지만 대기오염 현상이 기후변화와 복잡한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공학적인 해결에 있어서도 에너지 공급 및 효율, 기후친화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 대외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대기환경 전공 영역을 넘어 다학제적인 차원에서 분석되고 해결돼야 할 시기가 됐다.

대기환경 및 기후분석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의 복잡성을 다루기 위해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학회는 기후변화, AI 활용 등 학제간 연구 및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과학과 사회학, 경제학, 인문학 등의 전문 인력들과의 교류 및 교육을 통해 협업과 기술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다.

국제위원회가 IUAPPA 국제위원회로 개정

Q. 다양한 학회 분과위원회가 존재한다. 분과별 추진될 대표 업무를 소개한다면

학회 조직상 위원회와 분과위원회가 구분돼 있다. 젊은과학자회의(YBS), 미세먼지위원회는 편집위원회, 학술위원회, 탄소중립위원회, 산학연관위원회, 기획위원회, 국제위원회, 교육미래위원회, 홍보위원회와 같은 상시위원회이다. 필요에 따라 AI·빅데이터특별위원회와 같은 특별위원회를 운영한다. 학회원들의 주요 활동 전문 분야에 따라 측정·분석, 실태·정책관리, 확산·반응, 대기위해성, 방지기술, 실내공기질의 분과 활동을 지원한다.

편집위원회는 국제 전문학술지 인증목록인 SCOPUS에 등재된 AJAE(Asian Journal of Atmospheric Environment)와 한국대기환경학회지를 출판한다. 학술위원회는 매년 약 800여 명 이상의 회원들이 참여하는 정기학술대회를 주관하고 기타 회원들의 학술활동을 지원한다. 국제위원회는 올해부터 IUAPPA 국제위원회로 개정돼 학회와 회원들의 국제연구활동과 IUAPPA 사무국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위원회는 기후변화연관학회들인 한국기상학회, 한국환경학회, 한국기후변화학회, 한국환경공학회, 한국해양학회와 공동으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기획위원회는 학회발전과 대기환경개선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기획하고 마련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산학연관위원회는 대학 등 연구기관, 산업체, 정책기관이 서로 소통하는 기회 마련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산업체 인력 확보 지원과 대기환경전공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 산업체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교육미래위원회는 5월 대학원생들을 위한 콜로키움 및 연구시설 견학행사를 주관한다. 미세먼지위원회는 국립환경과학원 지원으로 대학원생들의 미세먼지연구논문 경영대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특별위원회와 4개 분과회는 5월 심포지엄, 10월 정기학술대회에서 분야별 학술교류발표를 주관한다. 홍보위원회는 위원회, 분과회 활동을 학회원과 대외기관에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Q. 학회 정관에는 대기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학과 기술에 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문구가 있다. 구체적인 연구사업은 무엇인지

대기환경 문제 연구와 기술개발을 통해 이를 환경 정책에 반영해 국민 안전과 건강에 기여한다는 것은 학회 설립 목적 중 하나다. 이를 위해 학회는 매년 약 80여 편의 SCOPUS 국제학술지급 논문을 발간하고 있고, 정기학술대회를 통해 학술발표와 교류를 지원한다. 이들 연구 대부분은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과학적 분석과 기술 성과다. 산업적, 정책적 시사점과 파급성이 매우 높다고 자부한다.

많은 연구 성과들이 정책 수립에 반영되고 있고 정책의 효과분석이나 평가에 활용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 정책연구에 학회원들이 많이 참여해 과학적 연구와 정책 및 산업 현장에서의 연계와 협력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학회는 앞으로도 대기환경 및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촉진하며, 기술과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정책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강웅 회장은 "2022년 발표된 대기환경개선계획보다 더 강화된 과학적,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Q. 2022년 12월 정부는 대기환경개선계획을 발표하고 초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배출량을 줄이고 농도를 낮추겠다는 내용이 핵심인데, 이와 연계해 학회는 어떤 업무를 추진해 나갈 계획인가

초미세먼지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정확한 정보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환경부가 적절한 시작을 했다고 생각한다. 2022년 미세먼지특별대책을 통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는 정부의 노력은 선제적 대응의 대표적인 예이고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와 역량을 높이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점은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의 미세먼지 변화 추이를 보면 2027년까지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13ug/㎥까지 낮추는 목표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엘니뇨 현상을 포함한 기상 기후변화, 중국의 석탄화력 확대 등의 대외변화 등 미세먼지가 더 악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미세먼지 대책보다 더 강화된 과학적, 정책적 판단이 빠르게 필요한 시기다. 학회 전문가들이 올해 관련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전환이 완전한 대기오염 해결수단 될 수 없어”

Q. 전기차 전환 시대에 필요한 대기환경 개선 계획과 산업체, 발전소 등 공공부문 배출원을 규제하는 문제에 대한 생각은

전기차 확대가 단순히 대기오염 저감만이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일환이 돼야 한다. 전기차가 대기오염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내연기관보다 월평균 900km나 많고 무거워진 차량으로 타이어 마모로 인한 추가적인 미세먼지 발생은 피하기 어렵다. 전기차 전환이 완전한 대기오염 해결수단이 될 수 없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미세먼지 주요 성분이며 점차 그 기여율이 증가하는 질산염의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발생의 약 50%가 자동차 등 이동 오염원으로부터 나온다. 나머지가 에너지산업과 산업 연소를 통해서 배출된다. 따라서 미세먼지 저감 강화를 위해서는 에너지산업과 산업 연소 관리 역시 강화돼야 한다. 사실 대기오염배출 관리를 가장 용이하고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부분이 대규모 사업체, 발전소 등 점오염원 규제방법이다.

현재 대기오염배출 발생량이 연간 10톤 이상되는 1·2·3종의 공공부문 대기오염배출 시설에 대해 실시간 굴뚝자동감시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새롭게 적용되는 공정에서는 저감효율 95% 이상의 공학적 한계에 가까운 기술들이 적용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규제보다는 운영을 잘 관리 감시하며 지금까지 소홀했던 분야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유기염은 미세먼지의 약 30%를 차지하고 최근 들어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세먼지 대책에서 가장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부분이다. 그 이유는 주요 배출원이 생활환경에서 주로 사용되는 솔벤트류에서 배출돼 대기 중에서 산화되는 2차 생성 성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의 미세먼지 대책은 우리가 생활환경에서 접하는 다수의 소규모 배출원 관리가 관건으로 지금보다 더 정밀하고 고도화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이강웅 회장은 임기 내 이뤄낼 숙원 사업으로 학회 영문지를 SCI 등재지로 격상시킬 것과 광화학 오존오염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을 제시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강웅 회장은 임기 내 이뤄낼 숙원 사업으로 학회 영문지를 SCI 등재지로 격상시킬 것과 광화학 오존오염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을 제시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Q. 임기 내 이뤄낼 학회 숙원 사업은 무엇인지

현재 SCOPUS에 등재된 학회 영문지를 SCI 등재지로 격상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이를 위해 국제적 명망을 갖춘 학자들을 학술지 편집위원으로 추가 섭외하고 학술지에 파급효과가 높은 논문을 유도하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 또한 IUAPPA 사무국 활동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활성화해 IUAPPA와 WCAC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금 확보하려 한다.

대기환경 분야에서 이제는 독보적인 전문성을 확보한 학회가 중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및 기후변화 대응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성과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 연구부문에서는 미세먼지와 함께 광화학 오존오염 문제에 대한 시민 의식을 높이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미세먼지는 최근 농도가 다행히 전반적 감소 또는 정체되는 양상이나 오존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경향으로 증가하고 있어 시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물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국민적 관심과 정책적 대응이 부족해 이에 대한 경각심과 체계적인 학술 연구 기반을 지원하고자 한다.

[이강웅 한국대기환경학회장이 전하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현재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의 지구온난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기오염 문제 해결은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운 도전이 됐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오존 농도를 증가시키고 증가된 오존은 온난화를 가중시킨다.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는 화석연료 사용이라는 근본 원인을 가지고 있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이 두 문제에 대응하려면 개개인이 탄소발자국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회에서는 국가적, 산업적 대응 방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지만 결국 시민들의 적극적인 저탄소 생활에 대한 의지가 중요하다. 불편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시민들의 저탄소 생활 참여는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 문제에 직접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