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공학연구과 임업연구사

이민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이민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환경일보]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며 친환경 건축인 목조건축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 건축물 대부분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철근, 알루미늄 같은 에너지 집약적인 재료를 대량으로 사용한다. 반면 목재는 생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나무가 자라면서 저장했던 이산화탄소를 지속해서 저장한다. 따라서 목조건축은 탄소저장고인 목재를 장기간, 대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매년 1만동 이상의 목조주택이 지어진다. 2021년에는 약 1만897동이 착공돼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건축 부재는 수입재로 국산 목재의 활용도는 낮은 실정이다.

기후변화협약에서는 자국산 목재 이용만 국가 온실가스 감축분으로 인정하고 있어 수입재는 탄소 저장량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산 목재 이용 증진을 통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기여하기 위해 국산 목재를 활용한 목조건축 자재 개발이 필요하다.

국내 구조용 파티클보드가 사용된 건축물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국내 구조용 파티클보드가 사용된 건축물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NDC 기여 국내산 ‘구조용 파티클보드’ 개발··· 양산화 성공

낮은 등급 목재·재활용 재료 활용, 자원 이용 선순환 구조 유지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국내 목조건축 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존 가구·싱크대용 또는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된 파티클보드를 강도와 내수성 등 기능성을 부여해 구조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구조용 파티클보드를 개발해 양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구조용 파티클보드는 목조주택(경골목구조의) 주요 건축 부재로써 벽, 바닥, 지붕 등의 덮개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목조건축물 대부분이 경골목구조 공법을 채택하고 있다. 경골목구조 공법은 제재목 중 규격 구조재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골격을 구성하고 배향성 스트랜드보드(OSB) 등의 판상재료를 덮개로 고정해 바닥체, 벽체, 지붕틀을 만들어 건축물의 형태를 구성한다. 이때 사용되는 OSB는 전량 수입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OSB 제조국들의 자재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가격상승(2~3배)으로 국내 목조주택 업계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따라서 수입 OSB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덮개 재료를 개발하고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한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구조용 파티클보드는 잔가지 등 낮은 등급의 목재와 재활용 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만들어져 자원 이용의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고 경제성도 높다. 또한 내수성이 강하며 흰개미와 곰팡이에 대한 내구성도 뛰어나다.

구조용 파티클보드는 산업계에 기술 이전돼 판매 중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01억으로 예측된다. 수입 OSB를 전량 국산으로 대체한다면 1000억원 이상의 외화 소비를 감축할 수 있다. 소비자(건축주) 측면에서 수입 OSB 대신 국산 구조용 파티클보드를 사용한다면 북미산 기준 자재 비용이 1/3 정도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민평형대(84㎡) 단독주택을 철근+콘트리트 구조에서 목구조로 변경 시 약 40톤(t)CO₂의 탄소대체 효과 및 약 18tCO₂ 저장량 확보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도 국립산림과학원은 목조건축 자재의 국산화를 통해 국산 목재 이용을 증진하고 더 나아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함으로써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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