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4] 네덜란드 국가관 탐방
박병훈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 Korea 대표,
송인철 Elestor Korea 대표 2인 인터뷰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4 기간 중 설치된 네덜란드 국가관 /사진=박선영 기자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4 기간 중 설치된 네덜란드 국가관 /사진=박선영 기자 

[코엑스=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주한 네덜란드대사관 주최로 7일 삼성동 코엑스 E홀 세미나룸에서 개최된 ‘배터리/EV 기술 세미나’에서 박병훈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TNO) Korea 대표와 송인철 Elestor Korea 대표의 발표 주제는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의 배터리 기술분야’ ‘확장가능한 차세대 흐름 전지(Flow Battery)’였다.

발표에서는 배터리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적인 요소가 강조됐다. 한국의 자동차,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추진할 계획을 밝힌 박병훈, 송인철 대표를 네덜란드 국가관에서 만났다.

박병훈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TNO) Korea 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박병훈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TNO) Korea 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이종과학 융합으로 혁신기술 탄생

Q.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TNO)를 소개한다면

박병훈 TNO 대표 :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이하 TNO)는 1932년 유럽에 경제공황이 크게 왔을 때 TNO ACT라는 법이 만들어지고 산재해 있던 국책연구기관이 통폐합되며 설립됐다. 국가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것을 동기로 반도체, 국방연구소, 우주과학, 토목, 도시환경, 교통 등의 국책연구소가 TNO 이름 아래 모이게 됐다. 이종과학 융합이 시작된 것이다. 각기 다른 분야 연구가 한자리에 모이면서 많은 혁신기술이 탄생했다. 인공위성용 부품 기술이 반도체에 들어가고, 바이오에 쓰인 실험기술이 반도체 공정에 포함됐다. 바이오와 화학자, 기계공학간 협업이 쉬워지며 시너지가 발생했다. 현재 컨버전스 과학 기술 분야에서 네덜란드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TNO의 기술은 객관적 지표에 의한 기술성숙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에 따라 9단계로 분류된다. 1~3단계는 대학에서 하는 기초과학연구다. 7~9단계는 상용화 레벨이다. TNO는 4~6단계를 견인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 단계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아직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한 연구와 기술을 견인하고 있다. 국립기관연구소는 기술 상용화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연구개발만 한다. 다만, 기술을 활용해 상용화하려는 사기업은 함께 연구를 할 수 있다.

Q. TNO의 배터리 기술 경쟁력은

TNO 배터리 기술력은 제조에 있지 않다. 배터리 제조 기술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이 가지고 있다. 배터리 양산은 네덜란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TNO는 수소내연기관,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3가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를 만들어서 자동차에 넣으면 움직이기는 하지만 주행거리는 제조업체마다 다르다. TNO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는 배터리팩에서 나오는 전기 효율성을 관리한다. 배터리에서 나온 전기는 구동력으로 바뀌고 자동차 내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그 전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는가를 설계하는 기술을 TNO가 가지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배터리 회사들도 협업을 희망하고 있다.

Q. 한국과 한국기업 간 협력 사안이라면

국가연구과제 틀안에서 협력이 진행된다. 과제를 만드는 것과 사기업 연구용역 과제가 있다. 한국과는 자동차 회사, 반도체 쪽 협력을 주로 한다. 한국에서 개발된 소재를 평가하는 분야도 있다.

네덜란드 Elestor Korea 송인철 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네덜란드 Elestor Korea 송인철 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확장가능한 차세대 흐름 전지

Q. Elestor(이하 엘라스토)를 소개한다면

송인철 Elestor Korea 대표 : 네덜란드 기업 엘라스토는 2015년에 설립됐다. 브롬이라는 원료를 사용해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다. 브롬을 수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빼내서 쓸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미 전기 저장시스템이 있지만 엘라스토에서는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브롬이라는 원료를 사용해 배터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 다르다. 브롬은 바닷물에 포함돼 있다.

Q. 엘라스토의 기술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으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기존 배터리에는 고체인 리튬과 이온액이 들어가 있다. 리튬은 전기에너지를 교환해주는 스택 역할을 한다. 엘라스토 대용량 흐름 전지(Flow Battery)에는 액만 들어있다. 브롬이 전자를 머금고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엘라스토의 핵심기술은 브롬액을 만드는 것과 스택이다. 전해액을 담을 수 있는 탱크 용량이 커질수록 생산된 전기를 낭비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세미나 발표 주제에서 사용한 ‘확장가능한’이라는 용어는 탱크 크기가 클수록 많은 전기를 저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Q. 한국과 한국기업 간 협력 사안이라면

브롬을 산화·환원할 때 수소를 넣는다. 대한민국은 수소를 많이 활용하는 국가다. 수소 충전차량도 늘고 있다. 앞으로 엘라스토와 함께 추진할 사업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잘 갖춰진 수소 인프라와 연계해 좋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기후위기 시대 저탄소 목표와 에너지 전환에 엘라스토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엘라스토 기술을 풍력과 태양광, 수소와 연계할 것이다. 앞으로는 전기가 생산되면 사용할 수 있는 총량이 늘어나야 한다. 현재는 연료를 적게 써도 많이 써도 당장 전기가 필요한 만큼만 쓸 수 있는 구조다. 생산된 전기를 많이 저장해서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엘라스토는 브롬이라는 고갈될 일 없는 저렴한 연료로 전기 에너지를 탱크에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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